길 잃은 자의 종말론

S4 Episode 10

정상 제단에는 탈티아만이 남아 의식을 이어 가고 있었다. 멀리서 날아온 빛이 에르그로 빨려 들자, 그녀는 셀렌스렝의 죽음을 알았다. 발로르가 하사한 권능이 주인에게로 돌아가고 있었다.

수천 년 묵언의 마스크를 벗은 그녀는 모아 둔 마력으로 라그나힘들을 깨웠다. 루의 브류나크 앞에서 군단은 모래처럼 무너졌고, 과부하에 걸린 것은 그녀 자신이었다.

에르그를 부수라는 리엘의 외침에 탈티아가 몸을 던졌다. 루는 의무는 다했다며 창으로 흉부를 꿰뚫었다. 쓰러지며 웃는 입술 사이로, 빛 한 줄기가 에르그로 흘러들어 갔다.

처음부터의 그림이었다. 이겨 봐야 승산이 없음을 안 부하들은, 죽을 때마다 권능을 돌려 강림 하나에 모든 것을 걸었다. 리엘이 당장 부수라 외쳐도 루는 움직이지 않았다. 악신을 직접 꺾는 것이 영웅의 길을 끝내는 길이라고.

일행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마하가 포탈을 열고 잔인한 선택을 들이밀었다. 발로르의 귀환을 막을 것인가, 지배술에 걸린 클레르의 창끝 아래 잠든 밀레드를 구할 것인가.

누아자의 계시가 밀레드를 구하라 했고, 영웅은 포탈로 뛰어들었다. 남겨진 자리에서 균열이 열리며 권능을 되찾은 발로르가 걸어 나왔다. 탈티아의 시체를 본 순간 그의 웃음은 분노로 바뀌었다.

마하의 조롱이 싸움의 균형을 기울였다. 빛의 신 팔라라가 파괴의 신 앞에서 스러지는 것을, 리엘스피노스는 속수무책으로 지켜보았다. 불멸자에게 낙원의 파멸을 목격하라 남긴 채, 발로르마하는 에르그를 거두고 산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