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행하니

S4 Episode 6

밀레드를 회유한 승전보가 도착하자 루더렉은 진지를 왕성 안으로 옮기라 명했다. 그러나 근위병은 에녹의 명령만을 따랐다. 일행은 에이레밀레드를 구했던 옛 통로로 빠져나갔다.

셴 마그 숲에서 스피노스밀레드의 호의를 쳐 냈다. 이세트를 죽인 원흉 앞에서 나눌 말은 없었다. 리엘과 둘만 남겠다며 자리를 갈랐다.

거울 앞의 에녹마하에게 밀레드의 실패까지 계산해 두었다고 귓속말했다. 그 계획대로라면 자신은 영웅의 손에 죽어야 한다.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 알고 있다고 답했다.

창백한 피부 때문에 마족의 아이라 손가락질받던 고아원 시절부터, 그는 자신이 인간임을 증명하려 모든 것을 실험했다. 지배술을 익히고 인간을 마족으로 만들다 쫓겨난 뒤에도, 법황의 총애 아래 연구를 이어 갔다.

실패한 피조물뿐인 실험실에 마하가 주홍빛으로 나타났다. 인간도 마족도 아닌 신성을 연구하라. 처음으로 생명을 만들어 낸 순간, 그는 그녀를 평생의 답으로 섬기기로 했다.

신앙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그는 거울에 비친 여신에게 말했다. 마하는 한결같은 답이라며, 자신을 위해 죽어 주기를 바란다고 남기고 사라졌다.

남겨진 에녹은 중얼거렸다. 그거면 충분하다고. 이제 죽으러 가도 되겠다고. 붉은 여신에게 돌아갈 준비가, 그 한마디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