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체스트의 습격자
프롤로그
또 한 번 시간이 되감겼다. 엘쿨루스의 각성을 막지 못했고, 카단과 티이의 이름은 세상의 기억에서 지워져 있었다. 말리나의 여관에서 눈을 뜬 사람은, 죽음의 신조차 손댈 수 없을 만큼의 전투를 지나온 몸이었으나, 다시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한 신입 용병으로 불렸다.
세르하가 건넨 편지는 아이단의 것이었다. 왕국군이 마족과의 전면전을 선포했고, 칼브람 용병단은 콜헨으로 소집되었다. 베테랑은 포벨로 평원으로, 신입은 로체스트로. 그 경계선 위에 주인공과 게렌이 세워졌다.
로체스트 성에서 로나운이 연설하고, 동생 루더렉이 뒤를 이었다. 마족의 낙원은 피로 뺏겠다는 함성이 성을 울렸다. 아이단은 불길함을 이유로 둘을 성 수비에 남겼다. 마렉과 루더렉, 자신은 평원으로 간다고 했다.
항구에서 굉음이 울렸다. 괴물 메르가 바다에서 올라와 성탑을 타고 올랐다. 긴 싸움 끝에 쓰러진 그것은 사슬에 묶였고, 사슬 너머로 낮게 물었다. 너만 기억하는 것이 있지 않느냐고.
평원에서 돌아온 군대는 무혈 승리를 외쳤다. 그러나 아이단도, 마렉도, 루더렉도 없었다. 로체스트 누구 한 사람 루더렉의 이름을 알지 못했고, 대장 자리는 비어 로나운이 임시로 채웠다. 메르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반복되었다. 너만 기억한다.
콜헨의 용병 거점도 같았다. 케아라만이 행정을 떠맡고 있었고, 아이단과 마렉의 자리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비어 있었다. 폐허가 된 포벨로에서 피 묻은 검과 투구를 주웠을 때, 키홀의 목소리가 멀리서 스쳤다.
모든 것을 잃을 줄 알면서도 같은 선택을 하겠느냐. 그것이 운명이라 불리느냐. 카단의 이름을 불러도 대답은 없었다. 케아라는 그 장비가 목록에 없다고만 했고, 세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침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