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루 위의 검
에필로그 결사대
프라가라흐가 말을 듣지 않았다. 이유는 레샤우를 통해 전해진 키홀의 전언에 들어 있었다. 영웅의 힘은 키홀과 모리안이 모두 있어야 온전한데, 마하에게 신성을 빼앗긴 모리안이 사라지면서 그 힘도 함께 옅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검을 벼린 여신을 찾아가라고 그는 말했다. 세르하가 길을 찾아 줄 것이라고. 검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을 따라간 끝에 신들의 대장간이 열렸다. 모루의 열기가 낙원의 바람과는 다른 냄새를 풍겼다.
모루 앞에 브리지트가 서 있었다. 신들의 전쟁을 끝내고 새 시대를 열기 위해 만든 자신의 검이, 시대를 되풀이하는 데 쓰이고 있다는 사실에 그녀는 화가 나 있었다.
그녀는 검의 진짜 이름을 알려 주었다. 클라우 솔라스. 그리고 잘라 말했다. 두 개의 운명을 짊어진 자가 단 한 번의 실패로 자신을 잃었고, 그 탓에 검이 무뎌진 것이라고.
자격을 확인하겠다며 그녀가 망치를 들었다. 대장간의 불꽃 아래에서 싸움이 이어졌고, 의지보다 강한 강철은 없었다. 싸움이 끝난 뒤, 브리지트는 인정의 뜻으로 한마디를 남겼다.
의지가 다시 약해지거든 또 찾아오라고. 클라우 솔라스가 손안에서 가볍게 울렸다. 시즌의 끝에서, 검의 진짜 이름은 다음 전쟁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