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길 끝에서

C3 EP 2

법황청이 밤중에 기사단을 덮쳤다. 클레르와 싸워 이기고도 목숨을 살려 두었으나, 전장은 이미 피바다였다. 마키나가 독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며, 무력함이 다시 한 번 목을 죄었다.

홀로 법황청 본진으로 걸어가 모리안을 드러내 보였다. 모두가 무릎 꿇고 물었으나 여신은 대답하지 않았다. 키홀마하가 나타나 유리의 탑, 엘쿨루스가 갇힌 자리로 옮겼다.

키홀은 약속을 근거로 삼았다. 프라가라흐의 힘을 잠시 넘기라고. 그 힘으로 그는 티이에게서 모리안의 신성을 떼어 내는 데 성공했다. 떨어져 나온 신성은 마하가 가져갔다. 여기까지는 계획대로였다.

모리안의 신성을 박탈해 티이를 되찾고, 엘쿨루스를 봉인해 에린의 강림을 막는 것. 신이 된 자신은 그 대가로 잠들게 되겠지만, 티이만은 비극에서 꺼내겠다는 것이 카단으로서의 마지막 목표였다. 봉인은 하이데에 닿아야 완성되는 불완전한 것이었다.

그 순간 마하가 등을 돌렸다. 그녀는 엘쿨루스의 에르그를 통째로 빼냈다. 순순히 봉인을 마쳤다면 신성을 되찾자마자 다시 잠들어야 했을 테니, 받아들일 리 없었다. 시간 안에 봉인하지 못하면 이웨카가 깨어나고 악신들이 내려온다. 전쟁의 여신에게 그것은 재앙이 아니라 목적이었다.

도주한 마하를 끝까지 쫓아 검을 맞댔다. 그녀는 진지하게 싸우지 않았다. 전투 도중 악기를 꺼내 연주할 만큼 태연했고, 결국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다. 에르그를 되찾으려 손을 뻗는 순간이었다.

지배 아래 있던 케아라가 등 뒤에서 다가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일격에 쓰러진 자를 내려다보며 마하는 웃었다. 이웨카의 붉은 빛이 내리쬐었다. 악신의 부활로 신들의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다음에 또 보자는 말을 남기고 마하는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