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요새

C3 EP 1

마족의 탑을 향해 전진하던 기사단이 같은 길을 되풀이해 걷기 시작했다. 방향을 바로잡을 때마다 풍경은 처음으로 돌아왔고, 눈보라 끝에서 요새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천 년 전에 멸망한 마족의 요새 에이든이었다.

베르베의 지리를 훤히 아는 마키나가 여기엔 이런 것이 없었다고 잘라 말했고, 브린메르는 곧 결론에 이르렀다. 누군가 시간을 다루어 이것을 끌어왔다는 것. 요새 안에서 키홀이 보여 주는 것은 영웅의 길이 생기기 이전의 역사, 그리고 그 아래 눌려 있던 진실이었다.

두 세계가 있었다. 낙원의 세계와, 봉인된 악신들이 잠든 이웨카의 세계. 엘쿨루스의 봉인이 흔들리면 붉은 달이 갈라져 내려오고, 복수의 신들이 에린을 밟는다. 모리안이 두려워한 것은 바로 그 귀환이었다.

스피노스의 함정에 걸린 기사단은 갑자기 금화에 눈이 멀어 서로에게 칼을 들이댔다. 브린의 수면 마법으로 병사들을 재운 뒤, 탐욕의 근원인 루파키투스를 찾아 끊어 냈다. 신앙과 탐욕이 같은 복도에서 충돌했다.

돌아 나오는 길에 키홀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두 개의 달, 이웨카와 라데카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여신의 흔적을 건네며 유리의 탑으로 오라고 했다. 티이를 되찾기 위한 마지막 판이 움직이고 있었다.

같은 시각, 클레르를 앞세워 기사단을 뒤쫓던 법황청은 하늘에 뜬 붉은 달을 보았다. 베르베 주민들조차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낙원의 끝이, 요새의 안개보다 먼저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