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저 헌터/상
S2 EP 1
모든 것을 잃은 밤이 지나자, 목소리가 남았다. 운명은 바뀌지 않는다고. 그러나 너는 진실의 절반만을 보았을 뿐이라고. 허공에 어른거리는 얼굴들 사이로 티이가 손을 내밀었고, 그 통로는 과거로 돌아가되 이미 일어난 일은 고치지 못하리라 경고했다. 그는 같은 선택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그 안으로 걸었다.
눈을 떴을 때 콜헨의 여관은 어제와 같았고, 티이는 살아 있었다. 그녀와 에른와스는 놀 족장의 목을 벤 베테랑 용병으로만 그를 알았다. 머릿속의 목소리가 다시 일렀다. 말리나로 가라. 운명의 돌을 찾아라.
대장간의 셰일라는 한때 코퍼 체이서였다. 추천장과 금가죽, 그리고 의뢰서를 건네며 그를 말리나의 트레저 헌터 길드로 보냈다. 항구 마을에 발을 디디자, 길드장 트리스탄과 소심한 아히르, 금발의 소년 밀레드가 다투고 있었다. 누나 에이레가 위험한 일을 금했는데도 밀레드는 길드에 끼고 싶어 안달이었다.
조수 에실트가 말다툼을 끊고 나서야 신참의 얼굴이 보였다. 의뢰는 초승달 섬의 데스치프가 지닌 마도구를 가져오라는 것이었고, 트리스탄이 테스트를 맡기려는 순간 밀레드가 의뢰서를 낚아채 달아났다. 트리스탄은 짐을 흰고래여관에 풀고, 여관 주인인 에이레에게 동생 이야기를 전하라 했다.
에이레의 고함은 방 안을 삼킬 듯했다. 밀레드를 찾아 나간 누나의 뒤를 보며 그는 빈 방에 짐을 풀었다. 이튿날 길드에서 트리스탄은 자신을 말리나 지부장으로 소개하고, 정글 트롤 어스셰이커 자카의 무기를 가져오라 했다. 마법사 길드 의뢰와 본 의뢰의 첫걸음을 한꺼번에 밟으라는 뜻이었다.
초승달 섬은 육지와 오래 끊긴 숲이었다. 지진을 일으키는 무기를 휘두르던 트롤을 쓰러뜨리자, 로브를 뒤집어쓴 밀레드가 ‘밀러’라 자칭하며 다가왔다. 손끝으로 무기 손잡이의 문양을 더듬는 사이 칼날은 부러졌고, 당황한 소년은 말리나 변두리의 마법 오두막에서 만나자고 했다.
오두막에는 마법사를 자처하는 엘라한이 있었고, 밀레드는 여전히 변장을 고집했다. 엘라한의 심부름으로 마을을 돌며 그는 성난 치안관 피넥, 포로처럼 묶여 있던 리자드맨 라지쿰, 대장장이 투르한과 딸 세넷, 촌장 에롤과 늙은 메브를 만났다. 에이레가 새 의뢰를 전하자 트리스탄은 신참에게 함정 트롤 레그트랩 카울라와 거대 벌 블랙윙을 유인하라 했고, 자신은 족장에게 돌진하겠다고 했다.
카울라를 쓰러뜨린 자리에서 밀레드가 키 큰 정글 트롤 데나루를 데려왔다. 한때 한 부족이던 그들이 갈라진 것은 데스치프 키엘루가 금기를 깨고 수호신 거대 뱀 라키오라를 손에 넣으려 했기 때문이었다. 반대파는 전멸했고 데나루는 살아남은 자 중 하나였다. 길드로 돌아오니 트리스탄은 없었다.
제단 앞에서 키엘루와 싸워 이기고, 부족의 분쟁은 끝났다. 데나루가 마도구를 건넸고, 바닥의 담배통 안에서 트리스탄의 쪽지가 나왔다. 재물을 실은 인간 배가 섬을 스친 뒤 ‘폭풍’ 속으로 사라졌다는 내용이었다. 에실트와 아히르는 분노했고, 에이레는 로브를 벗긴 밀레드를 끌고 갔다. 신참의 손에는 셰일라에게 전할 마도구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