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탄

엑스트라 에피소드 2

티탄이라는 이름은 크기부터 말한다. 성벽을 가리는 그림자, 발걸음마다 울리는 땅, 사람의 창으로는 가닿기 어려운 높이. 그러나 이야기가 붙잡는 것은 크기가 아니라, 그만한 힘을 전장에 세우기 위해 치르는 값이었다.

콜헨이 불탄 뒤, 사람들은 더 큰 것을 원했다. 더 단단한 방패, 더 빠른 지원, 다시는 봉화에 늦지 않을 힘. 그 열망이 모이는 자리에서 고대의 거대함이 소환되듯 이야기되었다. 티탄, 혹은 그에 가까운 병기. 이름을 부르는 입마다 구원과 파멸이 겹쳐 들렸다.

실제로 그 그림자와 마주한 자들은 전술의 언어를 잠시 잃었다. 상대할 수 있는가보다, 상대해야 하는가가 먼저 물음이 되었다. 거대한 것 앞에서 사람은 무릎을 꿇거나 이를 갈 뿐이고, 그 중간은 드물었다.

브린은 그러한 힘이 차원과 영혼의 경계를 건드린다고 경고했다. 리엘는 흥분에 찬 눈으로 구조를 떠들었고, 나일은 말없이 무녀 쪽을 살폈다. 힘이 커질수록 지킬 대상은 선명해지고, 지키는 방식은 잔인해지기 쉬웠다.

카단드윈, 아이단이 각자의 위치에서 그 거대함을 셈하는 동안, 신입은 발밑의 진동을 온몸으로 받았다. 승패의 숫자로는 담기지 않는 공포가 있었고, 그 공포 끝에 남는 것은 이상한 안도였다. 살아 있다는 감각과, 무엇인가를 빌려 썼다는 부채감이 동시에 남았다.

전장에 남는 것은 승패가 아니라 감정이다. 티탄의 그림자가 걷힌 뒤에도 사람들은 하늘을 습관처럼 올려다보았다. 다음에 내려올 것이 구원인지 심판인지 구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녀와 여신을 둘러싼 파국이 다가오는 동안, 인간 쪽의 속이 한 번 더 드러났다.

거대한 힘을 빌린 밤은 그렇게 짧고 무겁게 지나갔다. 콜헨의 재 위에 새로운 균열이 더해졌고, 사람들은 그 균열을 또 다른 이름으로 부르게 될 터였다. 두 번째 무녀, 그리고 선택이 불가능한 명령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