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멸의 노래
S1 EP 9
카단이 눈을 뜬 곳은 브린의 연구소였다. 네베레스는 드윈의 죽음을 담담히 전했고, 로체스트 근처로 가는 일의 위험을 경고했다. 그럼에도 카단은 도시를 향했다. 자신을 사냥하는 이유를 묻지 않고는 앞으로 한 걸음도 뗄 수 없었다. 옛 부하의 눈을 속여 성문을 넘었을 때, 로체스트는 이미 다른 사람의 도시이 되어 있었다.
대성당에서 법황 레우러스는 카단의 처형을 명한 적이 없다 했다. 왕국군이 독단으로 움직였고, 이유도 자신은 모른다고. 우선 숨으라 권하는 그 호의조차 카단에게는 미덥지 않았다. 연구소로 돌아온 뒤 네베레스에게 물었다. 왜 자신을 구했느냐고. 네베레스는 카단이 아니라 신입을 구하려 했을 뿐이라 답했다.
노파 놀엔이 비로소 칼을 꽂았다. 법황청이 카단을 죽이려 한 것은, 그가 여신을 소환하는 의식터를 엿보았기 때문이라고. 마족을 모조리 죽여야 여신이 강림한다는 예언은 거짓이며, 진짜 예언은 마족의 지도자에게서 들을 수 있다고 했다. 카단이 자리를 뜨자 놀엔은 신입에게 샤칼이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포벨로에서 힘을 증명한 뒤에야 샤칼은 입을 열었다. 마족이 에린에 가려면 인간을 모조리 없애야 한다고. 인간이 마족을 멸하듯, 같은 구조의 거울. 인간이 사라지면 마족의 신 키홀이 돌아온다고 했다. 카단은 두 진영이 같은 결말을 향해 서로를 베고 있었음을 알았다. 샤칼은 그들을 돌려보내며, 블랙해머의 배반을 이미 예견한 눈으로 남겨 두었다.
연구소로 돌아와 들은 말은 더 잔인했다. 여신이 돌아오면 법황청의 권력이 흔들리니, 그들은 진짜 무녀를 찾아 없애려 한다는 것. 침묵의 기사단은 에린이 올 때까지 무녀를 지키려 하고, 법황청은 그 비밀을 감추려 카단까지 지우려 했다. 이용당했다는 분노에 카단은 놀엔의 부탁을 거절했다. 법황청의 목적에 봉사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기분이 가라앉지 않은 카단은 신전의 티이를 찾았다. 소녀는 또 잠들어 있었고, 그 숨소리가 오히려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한편 놀엔은 신을 버린 버림받은 자들이 마족을 다루는 주술을 익히고 있다고 재촉했다. 하수도에서는 베라핌이 블랙해머를 불러 거래를 확인하고 있었다. 샤칼을 죽인 대가는, 배신과 속박의 주문으로 돌아갔다.
놀엔의 예지를 따라 알베로 향한 신입은 조종당하는 블랙해머를 쓰러뜨리고 문양을 거둬 왔다. 놀엔은 그제야 깨달았다. 베라핌이 이미 마족을 다루는 주술을 완성했으며, 벤샤르트의 광란 또한 그의 손길에서 비롯되었다고. 멀리서 베라핌은 길레스피와의 약속도 깨며, 여신을 불러 마족을 멸하겠다고 선포했다.
알베 폐허에서 리자드맨들이 사악한 자를 소환하려 할 때, 카단이 연구소로 들이닥쳤다. 티이가 예언의 무녀임을 알게 된 그는 놀엔에게 전이를 막을 방법을 물었고, 답이 없자 스스로 막겠다고 맹세했다. 소환된 존재는 쓰러졌으나 베라핌은 달아났다. 노래는 멈추지 않았고, 낙원을 떠받치던 질서는 안쪽에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여신과 무녀, 인간과 마족.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이루던 것들이 한꺼번에 한쪽으로 기울었다. 전장에서 이기는 것과 무언가를 지키는 것은 더 이상 같은 말이 아니었다. 무엇을 위해 여기까지 왔는가. 그 물음이 검보다 무겁게 남았고, 노래의 끝에서 강림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