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 종족의 왕과 성역

S1 EP 4

아이단에게 왕국군의 서신이 도착했으나 그는 내용을 입에 올리지 못했다. 때가 되면 알리겠다는 말만 남긴 채 주둔지의 공기가 무거워지는 사이, 게렌신입을 포벨로 초원으로 부추겼다. 마족 때문에 버려진 땅에 맛있는 버섯이 지천이라 했다. 물론 그가 원한 빛깔과 신입이 가져온 빛깔은 끝내 일치하지 않았고, 버섯은 티이에게로 흘러갔다.

여관에서 티이는 또 잠들어 있었다. 요즘 들어 자주 피로에 짓눌린다고 에른와스가 걱정했다. 버섯으로 끓인 수프 한 술이 신입을 그대로 쓰러뜨렸을 때, 마렉이 뛰어들어와 아이단이 찾는다고 외쳤다. 동시에 드윈의 손에도 서신이 와 있었다. 초원에 몰래 들어간 자가 칼브람으로 의심된다는 내용이었다.

침묵하는 용병들 사이로 아이단이 나섰다.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드윈은 처벌 대신 앞날을 물었다. 아율른 이후, 칼브람이 무엇을 숨길지 알고 싶다고. 그녀는 이미 상부에 정찰을 보냈다고 둘러대 두었으니, 그 말을 진짜로 만들라 했다. 신입은 초원에서 읽히지 않는 문서를 주워 왔고, 마족어가 아니라 놀의 글이었다.

콜헨에서 그것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커스티뿐이었다. 해독된 내용은 선명했다. 붉은 놀 족장이 죽은 뒤 램페이지가 무리를 수습해 진짜 왕—블랙 스카—아래로 모으고 있으며, 곧 초원에서 합류한다는 것. 죽은 족장은 마족 복귀를 주장하는 과격파 램페이지에 맞서 군대를 키우던 쪽이었다. 그의 죽음이 길을 열어 준 셈이었다.

드윈램페이지블랙 스카와 만나기 전에 치라 재촉했다. 성공했음에도 그녀의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램페이지가 굳이 왕의 곁으로 가려 한 이유는 하나였다. 놀들이 다시 마족의 깃발 아래로 돌아가려 한다는 것. 성역이라 불리던 땅조차 더 이상 중립의 피난처일 수 없었다.

대규모 전쟁을 막으려면 나머지를 꺾어야 했다. 드윈칼브람을 모아 성역 폐허의 놀 왕에게로 진군했다. 격전 끝에도 블랙 스카는 죽지 않았고, 드윈은 패배의 상흔만으로도 추종자들의 기세를 꺾을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러나 왕이 용병단의 배를 탈취해 달아나자, 그 믿음은 즉시 추격으로 바뀌었다.

초원 입구에서 도망치는 놀 왕과 맞선 싸움은 길었다. 종족의 자존과 생존이 한 줄에 묶인 채, 물러설 곳 없는 창끝이 교차했다. 신입블랙 스카를 쓰러뜨리고 돌아왔을 때, 드윈칼브람과 함께 얼린 딸기 브랜디를 들었다. 축하라기보다 숨을 고르는 의식에 가까웠다.

성역을 둘러싼 싸움이 끝난 뒤에도 무엇 하나 정리되지 않았다. 원한은 남았고, 폐허는 넓어졌다. 낙원이라는 말이 아직 전면에 나오지 않았을 뿐, 그것을 둘러싼 균열은 이미 포벨로의 바람과 함께 콜헨을 스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