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을 찢는 칼

S1 EP 3

페넬라가 용병 주둔지를 찾아왔다. 얼음 계곡에서의 소문을 듣고, 고향 아율른을 구해 달라 청한 것이었다. 케아라가 그녀를 잡화점으로 데려간 뒤, 드윈은 단호히 선을 그었다. 아율른은 왕국군의 관심사가 아니며, 병사의 출입 자체가 금지되어 있다고. 전략적 가치가 없다는 공식 설명은 너무 매끄러워 오히려 의심을 불렀다.

케아라의 마음에 이끌린 신입은 불탄 아율른으로 들어갔다. 살아 남은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페넬라는 모두가 탈출한 것이라 애써 받아들였다. 그러나 아이단은 무단 진입을 질책하면서도 눈을 떼지 못했다. 마렉은 함께 본 고블린들이 평소의 훈련된 마족 병력과 달랐다고 했다. 느리고, 영혼이 빠져 나간 듯했다고.

엿듣고 있던 엘리스가 동행을 청했다. 상부는 마족에게 함락되어 되찾을 가치가 없다 했으나, 그는 더 이상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지옥의 하수인에게서 얻은 문 열쇠, 공동 목초지에서 들렸다는 비명, 리엘가 밤중에 느꼈다는 영혼을 찢는 마나 폭발. 조각날수록 아율른은 전장이 아니라 감춰진 현장에 가까워 보였다.

정보대장 칼리스에게서 거둬 온 부러진 지팡이를 본 엘리스는 로체스트에 보고하러 뛰었다. 특별조사관으로 임명되어 의기양양하게 돌아왔지만, 드윈에게는 비밀로 해 달라 했다. 리엘는 그 지팡이의 출처를 묻더니 안색을 바꾸며 신입을 재촉했다. 혼자 아율른에 간 사관의 목숨이 위험하다고.

도착은 늦었다. 칼리스의 손에 엘리스가 쓰러지는 것을 목격한 신입은 복수를 마치고도, 시신과 유품만을 콜헨으로 들고 돌아올 수 있었다. 드윈신입과 자신 모두를 탓했다. 엄격한 태도로 그를 밀어내던 자신이야말로, 사실은 가장 아끼던 부하였다는 것을 티이만은 알고 있었다. 끝내 드윈은 아율른과 엘리스의 진실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명령에 묶이지 않은 신입에게 드윈은 찢긴 일기장을 넘겼다. 자연히 뜯긴 자국이 아니라 했다. 붉은 인도자를 쓰러뜨리고 첫 장을 되찾았을 때, 아율른의 어둠은 비로소 뱀파이어의 이름을 얻었다. 남은 장을 모두 모은 드윈은 읽지 않은 채 추도식만 준비하고 자리를 떴다. 창밖에서 나일이 잠깐 스쳐 지나갔다.

티이가 집전한 추도 뒤, 소녀는 여신이 돌아오려면 얼마나 많은 피가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무녀로서 답을 더 가지고 있어야 할 텐데, 자신은 없다고. 그 공허한 고백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신입나일을 쫓아 잡화점과 브린의 연구소로 향했다. 나일티이를 해칠 셈인지, 아율른에 계속 갈 셈인지 물었고, 곧 다시 보게 될 것이라 남겨 두었다.

흰 로브의 뱀파이어, 잿빛 자를 쓰러뜨리고 가져온 옷가지를 브린이 감정했다. 이 세계의 것이 아니라 했다. 나일은 그제야 종탑에서 벤샤르트를 죽인 이가 신입임을 안다고 밝혔다. 자신의 조직은 그 거미로 무녀를 지켜 왔고, 그러니 쉽게 믿을 수 없다고. 신뢰의 증거로 아율른의 진실을 더 가져오라 했다.

이계의 존재에게서 왕국군 휘장을 찾아왔을 때, 나일의 표정은 처음으로 흔들렸다. 왕국군, 혹은 그 위에 있는 누군가가 뱀파이어를 이 세계로 불러들인 셈이었다. 그는 신입침묵의 기사단으로 받아들였고, 언젠가 검은 성채로 초대하리라 약속했다. 게렌가 끼어들어 차원의 일그러짐을 알렸을 때, 이번에는 소환 마법도 폭발도 없었다. 문이 스스로 열리고 있었다.

그 너머에서 더 프린스가 걸어 나왔다. 쓰러뜨린 뒤에도 나일은 조사가 많이 남았다 했고, 나머지는 침묵의 기사단에 맡기라 했다. 숨이 끊기기 직전 왕이 남긴 말—고맙다, 그리고 나의 아버지가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는 그 자리의 누구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아율른의 재는 식을 줄 몰랐고, 엘리스의 빈자리는 콜헨의 공기보다 먼저 차가워져 있었다.